도메인 이름만으로도 사과 냄새가 훅 나는 애플 인사이더; 에서 삼성의 발표가 잘못 전해졌다(혹은 거짓이다) 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번역한 사람들이 '역시 삼성... 국내에서 하던 거짓말을 외국에서도... MB OUT(?)'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특허 분쟁 건이 있다는 것 자체는 이미 국내 기사에도 이틀에 한 번 꼴로 기사가 나고 있고 유명한 일이니까
1. 결론 2. 간단한 백그라운드 설명 3. 내용 설명
의 순서로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쓰는 게 읽기도 쉽고 좋겠죠?
1. 애플 인사이더의 이야기 자체는 맞습니다. misrepresented 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구요. 그걸 국내 웹에 들여오면서 여러 커뮤니티에서 우리 말 해석을 했는데 해석하면서 사실 관계에 오류가 일어났더군요.
그러나 특허 관련 볼로거인 FOSS의 뮬러는 어제의 글에서 실제로는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기 일주일 전에 삼성이 선제적 가처분 반대 변론(protective "pre-emptive opposition" pleading)을 제출하였다고 밝힘. 이는 사전 통고도 없이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다는 삼성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사실 조작이라니 어휴 무서워! 뭐 spin doctoring을 가장 나쁘게 해석하면 사실 조작... 이 될 수도 있죠.
실제로는 삼성의 주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The request for injunction was filed with no notice to Samsung, and the order was issued without any hearing or presentation of evidence from Samsung." (가처분 신청 요청한 거 우리한테 알려주지도 않았어염. 게다가 청문회도 없었고 우린 증거 프레젠테이션도 못 했는데 결정이 났어염 힝힝)
여기서 틀린 부분은 no notice 부분이 아니라, 뒤쪽의 presentation of evidence from Samsung 부분입니다. 사전 통고는 없었던 게 맞고, 뒷부분도 중의적 표현이긴 한데, 거짓말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빠져나갈 구멍이 좀 보이는군요. 뭔가 좀 구린 건 사실입니다만, 아마 그런 걸 노려서 쓴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래에서 살펴보죠.
2. 먼저 관련 기사들을 주욱 나열해 보겠습니다. 제목만 봐도 대충 흐름이 이해가 가실 걸로 믿습니다.
1. and while my lawyers had sent that competitor a cease-and-desist letter, there was no obligation to send that letter, there was no notice of the court filing per se, and the court also handed a preliminary injunction without hearing the other party.
(상대방에게 정지 통고를 보낼 의무는 없고, 법정에 소장 제출했다는 통고를 보낼 의무도 없고, 법정에서는 상대방 얘기 안 듣고 가처분할 수도 있음. 약오르지 뿌우 'ㅅ' )
2. If a company anticipates a request for a preliminary injunction to be filed against it with a particular court, it may file a "Schutzschrift" ("protective pleading"), in which it will tell the court beforehand what its defenses against a potential motion for a preliminary injunction would look like. With a "Schutzschrift", the likelihood of a court hearing is very high.
(어떤 법정에 가처분 신청 걸릴 것 같으면 미리 "Schutzschrift" 라는걸 내면 되는데, 요거 내면 상대방이 진짜 거기다 가처분 신청 냈을때 청문회 할 확률이 완전 높음 ^ㅅ^)
3. If someone files a "Schutzschrift" against you, you aren't notified either. The court just keeps it in its records for the event that you move for a preliminary injunction.
("Schutzschrift" 를 냈어도 상대방한테는 안 가르쳐줍니다. 법정에서 진짜 가처분 신청 들어올 때까지 고이 모셔놓음)
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완전 높음' 에 굳이 색을 칠한 이유는, 뮬러가 very high라고만 써 놓았지, 100% 청문회 함 이라고 써 놓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게 삼성이 주장하는 내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반응을 다시 보면 "The request for injunction was filed with no notice to Samsung, and the order was issued without any hearing or presentation of evidence from Samsung."
애플이 뒤셀도르프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은 삼성에 통보가 되지 않았고 (이건 맞죠. 통보했다는 얘기 없잖아요) 삼성은 뒤셀도르프 법원에 애플보다 먼저 "Schutzschrift" 를 제출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회(hearing) 없이 가처분 명령이 내려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Schutzschrift' 냈는데 왜 우리 말은 안 들어줘 힝 징징'
정도로 보면 되겠네요.
'presentation of evidence from Samsung' 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거짓말이 될 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우리 말 듣지도 않았어여 ;ㅅ;' 정도로 해석하겠지만 저걸 '애플의 가처분 신청 증거에 대한 반박 프레젠테이션' 으로 해석하면 빠져나갈 수 있죠.
딱 보면 삼성 반응이 존나 구리고 좀 어거지에 말장난 같은데 말장난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 것이 소송같은 데에서는 꽤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말장난이다, spin doctoring이다, 솔직하지 못하다, 반만 사실이다 같은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겁니다. 라고 안 써놓으면 친삼성 삼엽충 우우 취급을 하겠죠? 요새 진영논리가 쩔더라구요 좌파 우파도 아니고..
4. 애플의 디자인 특허는 아래와 같습니다.
2004년에 등록된 존나 짱 쎈 특허네요. 애플의 디자인 권리 역시 현 시점에서는 특허로 보호받아야 되는 게 맞습니다만
최근 덧글